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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제도권, 기관진입

스트래티지(Strategy)의 비트코인 전략 — 마이클 세일러는 왜 멈추지 않는가

by moneyfacto 2026. 6. 11.

들어가며

2020년 8월. 한 소프트웨어 회사가 회사 돈으로 비트코인을 샀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의아했습니다. 기업이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보유한다는 게 무슨 말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저러다 망하는 거 아니야?" 하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그 회사가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 지금의 스트래티지(Strategy)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을 내린 사람이 CEO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입니다.

2026년 6월 현재, 스트래티지는 84만 3,706 BTC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세로 약 80조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입니다.

처음 비트코인을 샀을 때 회의적이었던 시장은 이제 스트래티지를 "비트코인 기업 재무 전략의 교과서"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마이클 세일러가 왜 이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전략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는지, 그리고 이것이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처음부터 풀어드리겠습니다.


1. 마이클 세일러는 누구인가?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1969년생)는 1989년 MITㅡ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를 졸업하고 1989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창업했습니다. 기업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로, 2020년 이전까지는 업계에서는 알려졌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2020년 8월, 세일러는 회사의 현금성 자산 2억 5천만 달러를 비트코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이 세상을 바꾼 결정이었습니다.

세일러가 이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대규모 통화 공급이 있었습니다. 달러 가치가 희석될 것이 뻔한 상황에서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오히려 자산을 잃는 것과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세일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현금은 녹고 있는 얼음덩어리다."


2. 왜 비트코인이었나 — 세일러의 논리

세일러가 금도, 부동산도, 주식도 아닌 비트코인을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다.

① 절대적 희소성

비트코인은 총발행량이 2,100만 개로 수학적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금은 매년 새로 채굴되면서 공급이 늘어납니다. 비트코인은 그것조차 없습니다. 세일러는 이것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완벽한 희소 자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② 디지털 이동성

금은 무겁고 이동이 어렵습니다. 부동산은 팔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비트코인은 인터넷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즉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국경이 없고 몰수가 어렵습니다.

③ 탈중앙화

어떤 정부도, 어떤 기관도 비트코인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달러는 미국 정부가 발행량을 결정합니다. 비트코인은 수학이 발행량을 결정합니다. 정치적 리스크가 없습니다.

④ 네트워크 효과

세일러는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인터넷처럼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대체 불가능한 인프라가 된다고 봤습니다. 이미 15년 이상 가동된 가장 안전한 블록체인이 비트코인입니다.


3.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입 연대기

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현재까지 멈추지 않고 비트코인을 사들였습니다. 주요 매입 이력입니다.

2020년 8월 — 첫 매입. 2억 5천만 달러로 21,454 BTC 구매. 평균 단가 약 11,653달러.

2020년 12월 — 추가 매입. 총 7만 BTC 돌파.

2021년 상반기 — 비트코인 강세장에도 매입 지속. 총 10만 BTC 돌파.

2022년 하락장 — 비트코인이 1만 5천 달러까지 떨어질 때도 매입 멈추지 않음. 일부 구간에서 평가손실이 수조 원에 달했지만 매도하지 않음.

2024년 반감기 이후 — 매입 속도 오히려 가속. 주식 발행, 전환사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 후 매입.

2024년 11월 — 회사명을 MicroStrategy에서 Strategy로 변경. 비트코인 전략 회사로서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움.

2026년 6월 1일 — 843,706 BTC 보유. 평균 매입 단가 약 59,048달러.


4. 어떻게 돈을 마련했나 — 자금 조달 전략

스트래티지는 단순히 회사 현금으로만 비트코인을 산 것이 아닙니다. 매우 공격적인 자금 조달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① 전환사채(Convertible Notes) 발행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비트코인을 매입합니다. 이 채권은 만기 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주가도 오르므로 채권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② 주식 발행(ATM, At-The-Market)

주가가 높을 때 신주를 발행해 시장에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삽니다. 주주 입장에서는 희석이 발생하지만, 비트코인 보유량이 늘어나므로 주당 BTC 가치(BTC Yield)는 유지됩니다.

③ 우선주 발행

2024~2025년부터 우선주를 발행해 추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도 도입했습니다.

세일러는 이 전략을 "비트코인 레버리지 루프"라고 부릅니다. 저금리로 돈을 빌려 비트코인을 사고, 비트코인이 오르면 주가가 오르고, 높아진 주가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 다시 비트코인을 사는 구조입니다.


5. BTC Yield — 세일러가 만든 새로운 기업 지표

세일러는 스트래티지의 성과를 평가하는 새로운 지표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BTC Yield(비트코인 수익률)입니다.

BTC Yield = 기간 시작 주당 BTC ÷ 기간 종료 주당 BTC 변화율

쉽게 말해 주식 한 주당 보유 비트코인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나타냅니다.

주식을 발행해 희석이 발생해도 비트코인을 더 많이 사면 주당 BTC가 오히려 늘어납니다. 세일러는 이것이 주주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합니다.

2026년 연초 대비 BTC Yield는 약 9.6%로, 이는 주주들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 외에도 주당 BTC 증가라는 추가 수익을 얻었다는 의미입니다.


6. 스트래티지 모델을 따라가는 기업들

스트래티지의 전략이 성공적으로 보이자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전략을 채택하기 시작했습니다.

메타플래닛(Metaplanet) — 일본 상장 기업. 스트래티지를 명시적으로 모방한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일본의 스트래티지"로 불립니다.

셈러 사이언티픽(Semler Scientific) — 미국 의료기기 기업. 비트코인을 주요 재무 자산으로 채택했습니다.

마라(MARA Holdings, 구 Marathon Digital) — 비트코인 채굴 기업이지만 채굴한 비트코인을 판매하지 않고 보유하는 전략을 강화했습니다.

이 외에도 수십 개의 상장 기업들이 소규모로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에 편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트래티지가 만든 "기업 재무의 비트코인 표준화" 흐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7. 비판과 리스크

스트래티지 전략에 대한 비판도 존재합니다.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 정리합니다.

① 레버리지 리스크

전환사채와 주식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샀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 채권 상환 압박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스트래티지는 만기 구조를 분산해 단기 상환 압박을 최소화했습니다.

② 주주 희석

지속적인 주식 발행은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킵니다. BTC Yield가 이를 상쇄한다는 논리이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희석만 남습니다.

③ 단일 자산 집중 리스크

회사 자산의 대부분이 비트코인 하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어떤 구조적 문제가 생기면 회사 전체가 위험해집니다.

④ 규제 리스크

각국 정부가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에 제한을 가할 수 있습니다. 세금 처리 방식 변경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8. 스트래티지 vs 전통 기업 재무 비교표

구분전통 기업 재무스트래티지 방식
현금 보유 달러·국채 비트코인
인플레이션 대응 수동적 (가치 희석) 능동적 (희소 자산 보유)
자금 조달 사업 목적 비트코인 매입 목적
성과 지표 EPS, ROE BTC Yield
리스크 경기 침체, 금리 BTC 가격 변동성
장기 철학 주주 배당·성장 BTC 보유량 극대화
선례 수백 년 역사 2020년부터 6년

9. 실제 사례: 2022년 하락장에서 세일러가 한 일

스트래티지의 진짜 실력은 2022년 하락장에서 드러났습니다.

2022년, 비트코인은 연초 4만 7천 달러에서 11월에는 1만 5천 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스트래티지의 평균 매입 단가가 약 3만 달러 수준이었으므로 수십억 달러의 평가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언론은 "스트래티지 파산 위기"를 연일 보도했습니다. 일부 분석가들은 담보 대출을 받은 비트코인이 청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세일러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히려 추가 매입을 발표했습니다. 하락할 때마다 더 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트래티지는 파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2024년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스트래티지 주가는 2022년 저점 대비 10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2022년의 위기는 더 많이 살 수 있었던 기회로 기록됐습니다.

모든 기업이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세일러가 레버리지 구조를 설계할 때 단기 청산 압박이 없도록 만기를 분산했다는 점이 이 전략이 살아남은 핵심 이유였습니다.


10. 필자의 생각: 세일러 전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세일러가 만든 것은 전략이 아니라 새로운 언어다

마이클 세일러가 비트코인에 대해 말하는 방식은 기존 암호화폐 커뮤니티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격이 오를 것 같아서 샀다"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으로 녹아내리는 현금보다 절대 희소성을 가진 자산이 더 건전한 재무 자산이다"는 기업 재무의 언어로 비트코인을 설명했습니다. 이 언어가 기관과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세일러는 비트코인 투자 방법을 바꾼 게 아니라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프레임 자체를 바꿨습니다.

💡 레버리지 전략은 확신이 없으면 따라 하면 안 된다

스트래티지의 전략은 마이클 세일러의 비트코인에 대한 절대적 확신을 전제로 합니다. 2022년에 평가손실이 수십억 달러에 달했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던 것은 단순한 배짱이 아니라 수년간 깊이 공부한 확신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전략을 확신 없이 따라 하면 하락장에서 청산 압박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세일러가 한 것을 따라 하기보다 세일러가 왜 그랬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 기업 재무의 비트코인화는 이제 시작이다

스트래티지는 2020년에 혼자였습니다. 2026년에는 수십 개 기업이 비슷한 전략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까지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흐름이 앞으로 10년간 어떻게 확산될지 생각해 보면, 지금이 그 초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20년에 세일러가 선택을 내렸듯이, 지금 각자가 내리는 선택이 10년 후의 결과를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11.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스트래티지 주식을 사는 것이 비트코인을 직접 사는 것과 같은 건가요?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스트래티지 주식은 비트코인 노출 외에 회사 운영 리스크, 레버리지 리스크, 주식 희석 리스크가 추가됩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 상승 시 레버리지 효과로 주가가 더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세장에서 스트래티지 주가는 비트코인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리스크 성향에 따라 다릅니다.

Q2. 마이클 세일러 개인도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나요?

네, 세일러는 개인적으로도 상당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회사 전략과 개인 자산 모두를 비트코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3.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팔 가능성은 없나요?

세일러는 공개적으로 "절대 팔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 만기 상환이나 극단적인 재무 위기가 발생하면 일부를 매각해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 일부 담보 대출 조건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특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Q4. 한국 기업도 스트래티지처럼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편입할 수 있나요?

현재 한국 회계 기준(K-IFRS)과 세법상 기업이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보유하는 데 제약이 있습니다. 가상자산 회계 처리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FASB가 2024년 비트코인을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회계 기준을 도입한 것이 기업 재무 편입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습니다.

Q5. 세일러의 전략이 실패하는 시나리오는 무엇인가요?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는 비트코인 가격이 장기간 매입 평균 단가(약 5만 9천 달러) 아래에서 유지되면서 동시에 채권 만기가 집중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자산을 강제 매각해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전면적인 규제가 도입되는 경우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세일러는 이 두 가지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두고 만기를 분산하고 있습니다.


12. 결론: 세일러가 증명하려는 것

마이클 세일러의 전략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현금은 녹아내리는 자산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에너지다. 기업은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한다."

이것이 맞는지 틀린 지는 시간이 증명할 것입니다. 하지만 2020년 혼자 시작한 전략이 2026년에 미국 정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수십 개 기업이 따라가는 흐름이 됐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자 자산이 아닌 기업 재무의 인프라로 바라보는 시각, 세일러가 세상에 준 가장 큰 기여는 바로 이 새로운 프레임입니다.

 

 

 

 

※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며,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에 대한 모든 결정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